대학입시
  • 계약학과, 첨단, 계열 통합… 상위권 입시 지형 흔들 2021 신설 모집단위 ‘주목’
  • 최유란 기자

  • 입력:2020.05.26 16:26

 


동아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금씩 미뤄진 2021학년도 대입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20일 올해 첫 등교를 한 고3은 21일 첫 전국 단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고사를 치렀으며 앞서 18일까지는 각 대학이 2021학년도 수시 모집요강 발표를 완료했다.

수시 모집요강이 발표되며 2021학년도에 신입생을 선발하는 각 대학의 모집단위도 윤곽이 나온 가운데 올해는 특히 주요 대학이 신설한 모집단위가 많아 눈길을 끈다. 이들 모집단위의 경우 대부분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곳이기에 지원도 전폭적인 경우가 많아 상위권 수험생의 관심이 높은 편. 반면 신설된 곳인 만큼 입시 정보가 많지 않아 수험생 집단이 겹치는 상위권 대학 또는 모집단위 입시 지형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2021학년도에 신설되는 주요 대학 모집단위를 짚어보자.


○ 연고대,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나란히 신설

고려대와 연세대는 2021학년도에 일제히 반도체 관련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신설한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내놓은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대책에 따른 것이다.

고려대는 2021학년도부터 공과대학 내 반도체공학과를 개설하기로 하고 지난달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었다. 이어 발표한 2021학년도 수시 모집요강에도 이를 반영해 반도체공학과 모집인원 30명을 포함했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졸업 후 SK하이닉스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으로 수시에서는 25명(학업우수형 10명·계열적합성 15명), 정시에서는 5명을 선발한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4년간 학비 전액과 보조금을 장학금으로 받으며 SK하이닉스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국내외 연수 기회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연세대도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2021학년도부터 공과대학 내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운영한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역시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로 총 모집인원은 50명이다. 수시에서는 시스템반도체특별전형으로 40명을, 정시에서는 10명을 선발한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지원과 함께 삼성전자 입사 연계, 외국 산업체 견학 등의 다양한 혜택을 준다.

이처럼 국내를 대표하는 상위권 대학인 고려대와 연세대가 2021학년도에 나란히 전폭적인 지원의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를 신설함에 따라 이를 중심으로 상위권 대학 입시 지형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집단위 모두 정원 외로 모집해 다른 모집단위의 정원이 줄어들지 않은 점도 주목할 점이다. 반도체분야에서는 앞서 2006년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학과를 운영해온 성균관대를 포함한 ‘3파전’ 구도가 형성되며 서로의 경쟁률과 합격선 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들 신설 모집단위의 경우 조건상 인기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며 “합격선이 높은 편인 성균관대 시스템반도체학과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각 대학 내에서도 최상위 합격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험생은 이를 염두에 두고 지원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려대 신설 모집단위, 이게 끝이 아니다?

고려대의 경우 2021학년도에 반도체공학과 외 다른 모집단위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사회에서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첨단분야 모집단위인 데이터과학과, 스마트보안학부, 융합에너지공학과가 바로 그것. 지난해 말 교육부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학에 첨단학과를 신·증설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뒤 고려대가 동참하며 마련된 모집단위다. 고려대는 이들 모집단위를 각 30명 규모로 신설해 202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모집단위의 경우 반도체공학과와 달리 신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최근 공지된 2021학년도 고려대 수시 모집요강에도 해당 모집단위의 모집 계획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부가 지난달 고려대의 2021학년도 첨단학과 모집단위 조정 신청을 최종 승인하는 등 관련 절차가 거의 완료된 상황이라 2021학년도부터 모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 모집단위가 신설될 경우 관련 모집단위를 중심으로 수험생 집단이 겹치는 대학의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고려대와 같이 수험생의 관심이 큰 상위권 대학에 총 모집인원이 90명에 이르는 새 모집단위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성적권의 대학 및 모집단위 입시 지형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이들 모집단위가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상위권 수험생의 관심이 쏠리며 고려대 내에서도 모집단위 간 입시 결과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

고려대는 이달 중 모집단위 신설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설이 확정될 경우 다음 달 중 수정된 수시 모집요강이 나올 예정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신설이 확정되면 다음 달 중 수시 모집요강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성균관대, 한양대 인문·자연 ‘통합’ 모집단위 신설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2021학년도에 나란히 인문·자연 통합 모집단위를 신설해 관심을 끈다. 성균관대는 글로벌융합학부를, 한양대는 심리뇌과학과를 만들어 202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인문학적 지식과 첨단과학을 융합해 습득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21학년도에 신설되는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는 수시 학생부종합(계열모집)전형으로만 50명을 모집한다. 학부 내에는 △데이터사이언스 △인공지능 △컬처앤테크놀로지 등 3개 전공이 운영된다.

한양대 역시 2021학년도에 인문·자연 통합 모집단위인 심리뇌과학과를 신설한다. 인공지능에 심리학을 접목한 융합학과로 전년도에 신설된 데이터사이언스학과와 같이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에 편제되며 모집정원 역시 40명으로 동일하다. 심리뇌과학과는 수시에서 32명, 정시에서 8명을 선발한다. 수시 전형별 모집인원은 학생부교과전형 4명, 학생부종합(일반)전형 32명이다.

이들 모집단위 역시 각 대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신설하는 곳인 만큼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지원이 예상돼 벌써부터 많은 수험생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계열 구분 없이 모든 수험생이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지원이 특히 쏠릴 가능성도 있다. 올해 신설됐기에 입시 결과 예측 자체가 쉽지 않지만, 지원이 쏠려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합격선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대폭 높아질 수 있으므로 신중한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들 모집단위가 올해 신설돼 정보가 부족한 만큼 오히려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과 합격선을 기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으로 각 대학이 야심 차게 신설한 모집단위에 입학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지원 전략을 수립해보는 것이 좋다. 권영신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실장은 최근 2021학년도 성균관대 지원전략설명회에서 “글로벌융합학부가 올해 신설돼 잘 알려지지 않았고, 아직 입시 데이터도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자가 많이 몰릴 가능성이 낮다”며 “따라서 올해가 글로벌융합학부에 입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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