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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면접 설명서] 고려대 면접, 24분 안에 파악해야 하는 것은?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4.18 10:44
[심층면접 설명서] 2. 고려대 2019학년도 면접 기출 해설 및 답변 방향


《제시문 기반 면접, 이른바 ‘심층면접’은 학생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영역 중 하나다. 논술 못지않은 난도 높은 답변을 구술로 논리정연하게 풀어내야 하고 답변에 대한 질의응답도 진행돼 보다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학생부종합전형 비중 확대와 함께 심층면접 비중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것.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심층면접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수험생으로는 무시하기 힘든 영역이다. 다행히 최근 각 대학이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발표하며 지난해 치러진 심층면접 기출이 모두 공개됐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이해해 면접 대비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에 <에듀동아>는 김은희 로지카논술 원장과 함께 심층면접 영향력이 큰 주요 대학의 면접을 분석하는 ‘심층면접 설명서’ 시리즈를 연재한다. 대학별로 2회에 걸쳐 △면접 특징 및 대비법 △기출 해설 및 답변 방향을 꼼꼼히 살펴본다.》

 

 


고려대 면접에서 제시문을 분석하고 답변을 준비하는 데 주어지는 시간은 24분이다. 복수의 제시문을 읽고 답변을 구상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위한 준비 시간으로 여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시문 자체의 내용보다 답변에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말할지 정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대학별고사는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는 원칙을 지켜야 하는 만큼 친숙한 주제 또는 내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나 고려대의 경우 최근 사회적 이슈를 교과서 내용과 연관지어 묻기도 한다. 따라서 교과서에 나오는 개별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학생이라면 답변하기 쉽지 않다. 모범 답안이 정해져 있지 않는 질문이라는 점에서도 주체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가 면접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학생의 역량은 ‘논리적 사고력’이다. 틀에 박힌 내용을 기계적으로 말하기보다 주어진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하게 사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핵심인 것. 지난해 고려대 면접 기출을 바탕으로 가능한 답변 방향을 문항별로 짚어보자.


2019학년도 고려대 면접 및 구술고사 기출
*수시모집 학교추천Ⅱ 인문계열(일요일 오전) 기준
 

(가) 보편주의 윤리에 따른다면, 보편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현실의 모습을 수용하거나 비판하는 삶의 자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보편주의 윤리를 바탕으로 한 삶의 자세는 지나치게 다원화된 사회가 주는 혼란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다양한 삶의 방식을 획일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상대주의 윤리는 다양성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할 경우 윤리적 회의에 빠질 위험을 갖고 있지만, 현실의 다양한 모습과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삶의 자세를 지니도록 돕는다. 이런 관점에서 상대주의 윤리는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며 그 의미와 배경을 이해하려는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와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는 물론, 한 사회 내에서도 다양한 문화 간 교류가 빈번한 현대 사회에서는 다른 문화, 인종, 민족, 계층의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 자신의 관점에서 다른 문화를 비하하는 자문화 중심주의와 다른 문화의 관점에서 자신의 문화를 비하하는 문화 사대주의는 피해야 할 태도이다.

(나) 중국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발의 발육이 시작되는 때부터 긴 천으로 발을 단단히 묶었던 것이 전족의 관습이다. 이와 같이 하는 이유는 인위적으로 발육을 멈추게 하여 발의 모양을 작고 뾰족하게 변형시키기 위해서이다. 전족의 모양이 연꽃과 비슷한데다가 중국에서 ‘귀함’을 표현할 때 ‘金’자를 붙이기 좋아하는 관습과 풍속에 따라 ‘금련(金蓮)’이라고도 부른다. 원나라를 세운 몽고인도 한족 여자의 전족을 싫어하지 않아, 남송에 비해 오히려 더 널리 보급되기도 하였다. 명나라 때는 귀족 부인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황궁의 여자들은 반드시 전족을 해야만 했다.

(다) 미국 문화의 특징은 각 이주민의 다양성으로 이루어진 결과이다.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은 여러 가지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도시 내에서 인종별· 민족별·출신 국가별로 이민자 집단 간 경제적 경쟁이 발생하고, 문화적 차이에 따른 거주 지역 분리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중앙아메리카 및 남아메리카의 히스패닉계 이주민은 흑인 집단과 더불어 새로운 계층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언어와 문화적 전통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해 미국의 정치와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 문화적 차이 때문에 경제 발전에 차이가 생긴다는 견해는 오랫동안 전해져 온 것인데, 그 요지는 분명하다. 문화가 다르면 사람들이 가진 가치관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다르면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 그런데 행동 양식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어떤 나라의 문화가 경제 발전에 유리한 행동 양식을 낳을 경우 이 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경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올리게 된다. 새무얼 헌팅턴은 이런 견해를 간결하게 설명한다. 1960년대에 경제 발전의 수준이 비슷했던 한국과 가나 두 나라의 경제적인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많은 요소들이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 문화야말로 이 설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한국인들은 검약, 투자, 근면, 교육, 조직, 규율을 소중히 여겼다. 가나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문화가 중요한 것이다.” 라고 했다.

1. 제시문 (가)를 참고해서 제시문 (나)의 ‘전족의 관습’에 대해 말해보시오.

2. 제시문 (가)의 밑줄 친 부분 ㉮를 근거로 제시문 (라)의 주장을 평가하시오.

3. 제시문 (나)~(라)를 종합해서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의 필요성과 한계에 대해 말해보시오.

 


1. 제시문 (가)를 참고해서 제시문 (나)의
‘전족의 관습’에 대해 말해보시오.


제시문 (가)는 보편주의 윤리와 상대주의 윤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는 사탐 영역인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등의 교과목에서 다루는 기본적 내용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지원자들이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리라 본다. 제시문에서는 보편주의 윤리와 상대주의 윤리라는 상반된 관점을 설명하며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다문화사회에서 문화사대주의나 자문화중심주의를 피해야 할 태도임을 밝히며 문화상대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밝히고 있다.

제시문 (나)는 중국의 ‘전족’ 문화에 대한 설명이다. 전족이란 중국에서 여자아이의 발의 발육을 인위적으로 멈추게 하여 작고 뾰족하게 변형시키는 것이다. 제시문에서는 전족이 본래 한족의 관습이었으나 왕조가 바뀌는 와중에도 널리 보급됐고 명나라 때는 황국의 여성들에게는 의무화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을 통해 지원자가 파악해야 할 내용은 ‘전족’이 중국의 ‘미(美)’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과 여성을 억압하는 관습이었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문화마다 다양한 ‘미’에 대한 인식으로서 존중해야 할 관습인지 여성을 억업하고 대상화하므로 지양되어야 할 문화인지를 논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족’은 중국의 음양사상에 바탕을 두고 여성의 아름다움이란 작고 연약함, 부드러운 곡선 등으로 인식된 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작고 연꽃 모양의 곡선 형태를 갖춘 전족을 여성의 아름다움, 여성스러움의 상징으로 인식하며 당대의 여성들이 반드시 해야 할 행위로 자리 잡았다. 반대로 전족을 하지 않은 여성은 ‘아름답지 못한 여성’으로 인식되며 사람들에게 못마땅한 대접을 받았고 실제 결혼에도 제약이 있었다. 이러한 전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중국의 전통적 미의 인식, 즉 중국만의 고유한 ‘심미안’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성의 발을 10센티미터 정도의 크기로 작고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발육을 못하게 꽁꽁 싸매며 3~5세의 어린 나이부터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대표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족을 미에 대한 다양한 문화로 존중하는 것은 극단적인 상대주의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2. 제시문 (가)의 밑줄 친 부분 ㉮를 근거로 제시문 (라)의 주장을 평가하시오.

제시문 (라)는 문화적 차이가 곧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문화에 따라 경제 발전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을, 1960년대 비슷한 경제수준을 보였던 가나와 달리 오늘날 한국이 엄청난 경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한국인들의 가치관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화가 다르면 사람들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다르면 행동 양식이 달라지는데, 어떤 문화는 경제 발전에 유리한 행동 양식을 낳고 어떤 문화는 경제 발전에 불리한 행동 양식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시문에서는 문화가 국가간 경제 발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밑줄 친 부분의 내용은 “자신의 관점에서 다른 문화를 비하하는 자문화 중심주의와 다른 문화의 관점에서 자신의 문화를 비하하는 문화 사대주의는 피해야 할 태도이다.” 이다. 따라서 지원자들이 생각해봐야 할 내용은 제시문 (라)의 주장처럼 과연 경제 발전이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 따라 결정되는가이다. 문화라는 한 가지 관점으로 경제가 성장할 수도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하나의 관점으로 다른 문화를 평가하는(긍정하든 부정하든)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잠깐 언급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제시문 (라)에서도 ‘많은 요소들이 역할을 한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라 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경제 발전은 노동력(인적자원), 환경(토지, 환경, 지하자원 등), 자본과 기술, 국가 정책 등에 의해 결정된다. 즉 경제 발전은 문화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문화는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고 그러한 문화에 의해 인적자원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문화에 의해서만 경제 발전이 설명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제시문 (라)는 문화라는 한 가지 관점(혹은 특정 기준)으로 경제 발전을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은 자문화 중심주의나 문화 사대주의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할 수 있다.


3. 제시문 (나)~(라)를 종합해서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의 필요성과 한계에 대해 말해보시오.

‘종합’해서 말한다는 게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각 제시문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각 내용 사이에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제시문들이 전체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문화적 차이를 대하는 올바른 관점을 바탕으로 각각의 논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된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이란 무엇인가이다. 제시문 (가)에서는 상대주의 윤리가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와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문화 상대주의는 자연환경, 역사적 배경, 다양한 사회적 맥락 등을 고려해 이해하는 태도를 말한다. 문화는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문화를 누리는 구성원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며 우열을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은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며 그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려는 태도라는 점에서 여러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이 전 세계적인 교류가 빈번하고 한 사회 내에서도 다양한 문화, 인종, 민족, 계층의 사람을 대할 때 필수적으로 필요한 태도인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을 예방하며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이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가능하다. 제시문 (다)의 미국사회는 다인종, 다민족 국가로서 사회, 문화, 정치, 경제 전반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로서의 위상을 자랑한다. 문화적 다양성이 국가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문화를 무조건 인정하는 ‘극단적 상대주의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 제시문 (나)의 전족과 같이 여성을 억압하는 산물인 문화까지 다양한 가치로서 존중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를 침해하는 문화적 관습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비판하고 극복되어야 할 과제일 뿐이다.

또한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이 도리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갈등과 분쟁의 씨앗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제시문 (다)는 미국 문화를 예로 들어 문화적 다양성이 여러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다양한 이민자 집단 간 경제적 경쟁(갈등)이 발생하고 문화적 차이에 따라 거주 지역 분리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히스패닉계 이주민이 흑인집단과 더불어 새로운 계층을 형성하며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제시문 (다)에서 지원자가 파악해야 할 내용은 문화적 다양성이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다민족국가다. 국민의 대다수가 백인이나 아프리카계 흑인, 아시아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출신의 히스패닉과 라티노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히스패닉이 흑인 비율을 뛰어넘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다양성의 바다라고 불리는 미국이지만 인종별 거주지역이 구분되는 현상 역시 뚜렷한데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안들은 대개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결국 미국사회 내 인종 및 민족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이민자 그룹이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적 전통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며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것이다.


▶김은희 로지카논술 원장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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