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학년마다 다른 학생부, 복잡하다고 모르면 나만 손해?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03.22 18:53

 



 

3월 말로 접어들면서 고등학교의 학사 일정도 빠르게 본격화하고 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교과 수업 진도는 물론 동아리 가입과 충원 절차가 마무리되고 교내 대회 일정이 공고되는 등 한 학기를 바삐 채울 교내 비교과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기에 앞서 넘어서야 할 암초가 있다. 바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요령을 숙지하는 일이다. 학생이 펼친 다양한 활동과 그 결과는 어디까지나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에 한해 평가된다. 학생부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으면 그 어떤 훌륭한 활동을 했든 무용지물이다.

 

지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의 영향으로 올해부터는 학년마다 학생부 항목별 기재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번 개선안의 주요 취지 가운데 하나가 학생부 기재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지만, 변화 그 자체에 따른 격차는 또 다른 문제다. 달라진 규정을 정확히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서도 격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학년을 경계로 달라진 학생부 기재 방법을 둘러싼 혼란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헷갈리고 또 헷갈리는 학생부 기재 개선안

 

그도 그럴 것이 달라진 내용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 교육부가 학생과 학부모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부 홈페이지에 공개한 확 달라진 학교생활기록부자료에서 정리한 변화의 가짓수만 열 가지에 이른다. 거기다 각 변화가 적용되는 시기도 제각각이다.


 



 

 

예컨대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에서 봉사활동의 특기사항을 더 이상 기재하지 않도록 한 규정은 현재 고1에게는 적용되지만 고2, 3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상황항목에서 자율활동과 진로활동의 특기사항에 기재할 수 있는 글자 수가 줄어드는 변화는 현재 고1~3 모두에게 적용된다.

 
 

 

교육부는 기존에 배포한 확 달라진 학교생활기록부자료 내용 일부에
보충 설명(2019년 중·고등학교 2, 3학년은 500자 기재)을 추가했다.

 

이처럼 규정이 복잡하다 보니, 학생부 관련 규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교육부가 제작배포한 자료를 보고도 헷갈리기 일쑤다. 베테랑 교사마저도 여러 학년을 맡은 경우에는 학년별 기재요령을 다시 살펴봐야 할 정도이니,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간소화된 학생부라도 모르면 손해 


문제는 이처럼 달라진 규정을 잘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에 학생부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실제로 개선안 발표 이후 초고 학부모가 모인 한 커뮤니티에선 한 학부모가 자녀가 올해 고2인데, 지난해 1학년 봉사활동 특기사항이 모두 누락됐다현재 고1은 봉사활동 특기사항을 적지 않지만, 2는 봉사활동 특기사항을 적어줄 수 있지 않느냐고 묻는 글을 올렸다. 만약 이 학부모가 달라진 사항과 적용 시기를 자세히 알지 못했다면, 놓쳤을지 모르는 부분이다.

 

단순한 기재 누락 외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부의 질적 차이다. 이번 학생부 기재 개선안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항목 당 기재 가능한 글자 수가 축소된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항목의 총 글자 수가 3000자에서 1700자로 줄었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글자 수는 1000자에서 500자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학생부 분량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면 학생부에 기재되는 내용의 내실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분석.

 

오재성 목동미래타임 대입연구소장은 이번 변화로 학생부 기재 내용의 양적 증가보다 질적 향상이 중요해졌다면서 학생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학과와의 연관성을 고려해 가장 효과적인 활동과 역량 위주로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게 기존과 동일하게 나열식, 개조식 서술을 하게 되면, 선택과 집중이 명확한 학생부와 비교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입은 곧 '정보전', 스스로 챙겨야

 

결국 자신의 학생부를 수시로 들여다보고 관리해야하는 학생 혹은 학부모 입장에서 학생부 기재 개선안의 내용을 숙지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향후 비교과 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 달리 달라진 학생부의 변화에 대한 안내는 충분치 않다. 교육부는 학생부 기재 개선안 발표와 함께 교원 대상 학생부 기재 연수를 강화하고 도움자료를 확대 보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러한 안내의 대상은 모두 교원이다. 정작 달라진 학생부 기록을 갖게 되는 당사자인 학생 또는 학부모를 위한 안내는 교육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학생학부모용 리플렛이 전부다.

 

오 소장은 학교 차원에서 별도 설명회를 열거나 진학담당교사가 학생들에게 안내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학교나 교사에 열의에 달린 문제여서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다면서 결국 학생, 학부모 스스로 정보를 찾아 나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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