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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갯속’ 자사고 입시, 혼돈의 예비 중3…불안할수록 ‘대입’을 곱씹어라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1.24 18:04
자사고 존폐 위기 속 2020 고교 입시 전망과 대책

 

 

 

 


 #. 중학교 입학 전부터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입학을 목표로 해 왔던 예비 중3 A 양은 최근 고민이 많다. 당장 입시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고 존폐 논란이 불거지며 당장 입시 시기는 물론 입학하고자 하는 자사고의 재지정 여부조차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문과 계열의 A 양은 국제고와 외국어고는 물론 일반고까지 범위를 넓혀 고입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외국어에 특출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사고가 존폐 기로에 서며 당장 올해 치러질 2020학년도 자사고 입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입시 시기와 일반고와의 이중 지원 가능 여부가 지금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 아예 상당수의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수 있는 ‘운명의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사고 진학을 준비해온 예비 중3과 학부모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렇듯 애타는 학생, 학부모의 심정이 무색하게 헌법재판소 판결과 재지정 평가 결과가 각각 오는 3월과 7월은 돼야 정리될 것으로 보여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존폐 기로에 선 자사고, 2020 입시는 불투명

문재인 정부와 진보 성향의 각 시·도 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자사고 입시를 뒤흔들 이슈는 ‘헌법재판소 판결’과 각 시·도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다.

2017년까지만 해도 자사고는 후기에 학생 선발(배정)을 진행하는 일반고 등에 앞서 전기에 신입생을 모집해왔고, 이 덕분에 우수한 학생들을 빨리 선점할 수 있었다. 이른바 ‘학생 우선선발권’이다. 그러나 2017년 교육부가 자사고의 학생 모집 시기를 후기로 옮기고, 자사고와 일반고 이중 지원을 금지하며 지난해부터는 후기 모집을 진행했다. 이에 반발한 자사고 관계자들은 지난해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 판단에 따라 일시적으로 자사고와 일반고 이중 지원은 허용됐다. 하지만 이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전에 내려진 임시적 조치로, 자사고의 입시 시기 및 일반고와의 이중 지원 가능 여부는 오는 3월 이전에 나올 헌법소원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절반 이상의 자사고를 대상으로 진행될 재지정 평가도 올해 자사고 입시를 뒤흔들 핵심 변수다. 전체 자사고(42곳) 중 57.1%에 해당하는 24곳이 올해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기준에 미달할 경우 일반고로 강제 전환돼, 그야말로 자사고로서의 명운이 걸린 평가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기존에도 줄곧 진행돼왔지만,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는 물론 각 시·도교육청이 한결같이 자사고 폐지를 강력하게 추진함에 따라 예년보다 통과 기준 점수를 높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이 통과 점수를 기존 60점에서 70점(100점 만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도가 큰 상산고를 평가하는 전라북도교육청의 경우 통과 기준 점수를 기존보다 20점 높인 80점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더해 평가 지표와 배점 면에서도 평가 주체인 교육청의 재량권을 보다 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상당수의 자사고가 올해 일반고로 전환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깜깜이 입시’에 자사고 준비 예비 중3·학부모 혼란 불가피

입시 시기는커녕 자사고의 존폐마저 기약할 수 없게 되자 날벼락을 맞은 건 당장 올해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예비 중3과 학부모다. 자사고 중 절반이 일반고로 전환될지도 모르는 상황인 만큼 당장 고입 계획에 자사고를 염두에 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에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국 단위 자사고가 대부분 포함돼 더욱 근심이 크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자사고 중 전국 단위 자사고는 △상산고 △민족사관고 △현대청운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김천고 △북일고 등 7곳이다.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 중 3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올해 일반고로 전환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매년 독보적인 서울대 합격 실적을 자랑해 상산고, 용인외대부고와 함께 ‘자사고 top 3’로 꼽히는 하나고 역시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이다. 이처럼 진학 희망자가 특히 많은 자사고가 대거 평가 대상에 올랐으나, 결과는 오는 7월은 돼야 발표될 것으로 보여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은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이 아닌 자사고를 지원한다 해도 리스크는 적지 않다. 모집 시기와 일반고와의 이중 지원 가능 여부를 확정 지을 헌법재판소 판결이 오는 3월쯤 내려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재지정 평가와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널뛸 자사고의 경쟁률 변화 또한 고입 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

그나마 이과 지원자의 경우 자사고의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전기 모집을 진행하나, 문과 지원자의 경우 뚜렷한 대안이 없어 더욱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문과 계열에서 일반고 외에 자사고의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고교는 외고와 국제고인데, 이들 고교의 경우 외국어 등으로 특화된 곳인 만큼 워낙 색이 뚜렷해 같은 문과 계열이어도 쉽사리 지원을 결정하기 어렵다. 또한 외고와 국제고 역시 자사고와 함께 후기 모집을 진행하므로 불안정한 입시에 대한 고민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뚜렷한 대안이 되기도 어렵다.


○ 결국 대입을 위한 고입…불안할수록 ‘대학’을 보라

이처럼 올해 잇따라 예정된 ‘자사고 리스크’로 2020 자사고 입시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사고 진학 희망 의사가 분명한 일정한 수요는 굳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전국 단위 자사고와 하나고 같이 선호도가 높은 상위권 자사고의 경우 자사고 지위만 유지한다면 대다수 광역 단위 자사고에 비해 부정적 여파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나아가 ‘자사고 리스크’를 통해 일부 자사고의 경우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는 “입시에서 희소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올해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자사고의 수가 줄어들면, 살아남은 일부 자사고의 경쟁력이 오히려 높아져 지원이 증가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올해 자사고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예비 중3과 학부모는 현재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희망 대학 분석이다. 고입의 최우선 목적은 결국 대입이기에, 올해 자사고 입시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불가피한 만큼 자신의 대입에 자사고가 가지는 영향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사고 출신 학생은 결국 대부분 수능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만큼 자신의 학업 역량, 희망 대학, 대입제도 변화 흐름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자사고의 중요성을 판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사고가 자신에게 최적의 선택이라는 판단을 내린 학생이라면, 자사고 관련 이슈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신 완성’에 집중하면 된다. 다행히 자사고는 내신과 자기소개서, 면접 등의 한정된 요소로 학생을 선발하기에 과학고, 영재학교 등 다른 유형의 고교에 비해 사전에 별도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상위권 자사고의 경우 주요 과목 대부분 최상위 등급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므로 내신은 완벽히 챙겨야 한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자기소개서 및 면접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결국 자사고 입시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변별력을 가지는 만큼 이를 대비한 독서, 진로 탐색, 동아리와 같은 활동을 미리 준비해두면 합격 확률이 대폭 높아진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사고 지원 의사가 확고하다면 자사고 변화 이슈에 흔들리기보다는 내신을 완벽히 챙기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여기에 뛰어난 성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활동이 부족해 자사고 입시에서 고전하는 학생도 적지 않으므로 여유가 있을 때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과 관련된 활동을 챙기는 것이 두 번째로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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