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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을 고전하지 않는 법] 한시? “한자 몰라도 괜찮아”
  • 김지연 기자

  • 입력:2018.09.14 18:12
방동진 이투스 국어 강사에게 듣는 고전시가 해석 전략 ⑤ 한시








《“‘국포자’를 아시나요” 

국포자. 국어를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런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국어는 까다로운 영역으로 급부상했다. 뭇사람들은 “한국인이 국어를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아냥거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헉’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긴 지문, 까다로운 융·복합지문을 극히 제한된 시간 안에 읽고 문제까지 풀어내야하는 수험생에겐 국어도 국어가 아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국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어 절대평가에 따라 이전보다 정시 수능 국어 반영비율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어영역 포기는커녕 단 한 문제만 포기해도 대입에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할까. 답은 ‘고전시가’에 있다. 

고전시가는 문법, 또는 융·복합지문만큼이나 수험생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영역이다. 수험생들은 고전시가가 ‘외계어’라며 기피한다. 그런데 원리만 제대로 파악하면 하나도 어렵지 않다는 사실. 더욱이 많은 수험생들이 덮어놓고 포기하는 고전시가를 나는 꽉 잡는다면 국어 성적도 확 높아질 것이다. 국어 절대 강자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이투스 방동진 국어 강사의 도움을 받아 ‘고전을 고전하지 않는 법’을 알아본다. 이번 기사에서는 ‘가사’에 대해 분석한다.》




○ 한문으로 지어진 시 ‘한시’


한시는 일정한 격식에 따라 한문으로 지은 시로, 자연을 노래하거나 현실이나 자신의 인생(처지)을 되새겨 보는 시적 정서가 함축된 표현 양식이다. 한시의 초기 형태는 신라 육두품 계층이 고려의 귀족이 되고, 한문 능력을 평가하는 과제가 실시됨으로써 발달하게 되었으며, 한글 창제 이후인 조선 시대에도 상류 계층인 사대부나 실학자에 의해 한시가 창작되었다. 

한시는 근체시와 고체시(고시)로 나눌 수 있다. 근체시는 형식이 고정되어있어 제한된 형식과 분량 안에 화자의 정서를 주로 표현하는 한시로, 4행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면 '절구'라고 하고 8행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면 '율시'라고 한다. 한편, 고체시(고시)는 비교적 형식이 자유로워 부조리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거나 서사적 내용을 노래하는 한시이다.
([참고] 언해 : 한문으로 지어진 시를 언문(훈민정음)으로 번역한 것)




○ 한시를 해석하는 구조적 접근법


한시는 구조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갈래이다. 물론 그 구조를 4행의 절구는 기-승-전-결 구조로, 8행의 율시는 수련-함련-경련-미련 등의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여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구조는 사실 선경후정(전반부에서 경치를 묘사(혹은 객관적 사실이나 정황을 서술)하고, 후반부에서 주관적 감상이나 정서를 나타내는 방식)의 대칭 구조로 이루어져있다는 단순한 사실만 알아도 무리 없이 해석할 수 있다. 



① 선경후정의 대칭 구조 나누기 

절구는 길이가 짧기 때문에 내용을 압축하여 서술한다. 율시는 절구보다 내용이 자세하고 선경후정의 구조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한편, 고시는 전반부에서는 경치나 사실의 서술, 후반부에서는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정서)이 나온다. 이처럼 한시는 분량이나 형식상의 차이만 있을 뿐, 구조는 동일하기 때문에 한시를 접하는 순간 ‘대칭 구조’를 기억하고 내용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가르면 된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화자의 정서와 생각이 나오기 때문에, 후반부에 주제가 나온다는 생각으로 후반부 해석에 집중해서 작품을 이해해주면 된다.
 



② 상징과 비유의 원관념 파악하기 

또 기억해야할 한 가지 사실은 한시는 상당히 비유와 상징이 많이 사용된 갈래라는 것이다. 따라서 시가 비유하거나 상징하는 것의 원관념을 찾아야한다. 주로 추상적인 정신 내용이나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인 사물로써 표현하곤 한다. 예를 들어 '절개'라는 추상적인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견딜 수 있는 ‘소나무(솔)’와 같은 사물을 사용해 표현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설명은 아래 최치원의 ‘촉규화’라는 작품의 해석을 통해 좀 더 알아보자. 






◆ 해석 POINT


한시는 구조뿐만 아니라 내용도 어느 정도 정해진 갈래이다. 주로 등장하는 주제를 기억해두고, 그 주제에 따라 구조적으로 해석해주면 된다. 

첫째,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한시의 주된 창작 계층인 사대부는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것을 본분으로 삼는다. 그래서 사대부들이 자기 존립의 근거를 보이기 위해 현실 비판을 주제로 한시를 창작하기도 한다. 한편, 그러한 사대부들을 비판하거나 부조리한 사회를 풍자하며 소외된 평민들을 옹호하거나 동정하는 실학자들의 작품들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현실비판과 풍자의 주제를 지닌 한시는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한탄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사대부가 학문을 한 이유는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충신애민의식을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이를 실현할 수 없다면 한탄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를 담아 한시를 작품들이 많이 존재한다. 

셋째, 자신을 반성하거나 세상을 관조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이를 세상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깨닫기 위한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원숙한 경지에 이른 작가들이 창작한 작품들이 존재한다. 





○ 수능・모평에 출제된 한시




1994년부터 2018학년도까지 출제된 한시(언해)는 총 일곱 잡품으로, 출제 빈도가 낮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15학년도 6월 모평에 출제된 최치원의 ‘촉규화’이다.








▣ 감상의 핵심 


이 작품은 최치원이 당나라 유학 시절에 읊은 것이다. 화자는 ‘거친 밭 언덕 쓸쓸한 곳’이라는 배경에 빗대어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핀 꽃송이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한 후 자신의 심정을 토로한다. 자신의 학문은 ‘흐드러지게 핀 꽃송이’, ‘향기’처럼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건만, 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척박한 시대의 풍토가 한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꽃송이에 인격을 부여하여 자신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부끄러워’와 ‘참고 견디네.’는 꽃송이의 정서이자 화자 자신의 정서라고 할 수 있다.




① 선경후정의 대칭 구조 나누기 






② 상징과 비유의 원관념 파악하기 

   ㉠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세상에서 알아주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며 ‘촉규화’에 자신의 처지를 비유하여 노래함

   ㉡ 아무도 찾지 않고, 개간하려고도 않는 척박한 곳에 쓸쓸히 피어 있어 아무도 눈여겨보는 사람이 없는 흔한 ‘촉규화’를 통해 당대 신라의 척박한 풍토를 풍자함

    ㉢ ‘수레와 말 탄 사람’은 임금 혹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줄 고귀한 신분의 인물을, ‘탐스런 꽃송이’는 자신의 학문의 경지를 비유한 말로, ‘수레와 말 탄 사람’이 ‘탐스런 꽃송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당시 신라의 정치적 현실을 개탄함




▣ 문제로 작품의 핵심 파악하기  


□ 문제

① 이상과 현실이 괴리된 상황이 나타나 있다.  ( O , X ) 
② 자연 친화적인 화자의 태도가 드러난다.  ( O , X )
③ 대상에 대한 연민과 동정의 태도가 드러난다.   ( O , X )
④ 대조적 이미지의 시어를 통해 대상의 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 O , X ) 
⑤ 감각의 전이를 통해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 O , X )
⑥ 반어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 O , X )


□ 해설

① ( O ) 이상과 현실이 괴리된 대상(꽃)의 부정적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② ( X ) 자연 친화적 태도는 드러나지 않는다.
③ ( O ) 꽃에 대한 화자의 연민과 동정의 태도가 드러난다.
④ ( O ) ‘적막한 거친 밭’과 ‘번성한 꽃’을 대조하여 꽃의 생명력을 강조하고 있다. 
⑤ ( O ) ‘향기 가벼워라’에 후각의 촉각화가 드러난다.
⑥ ( X ) 반어적 표현은 나타나지 않는다.








▶방동진 이투스 국어 강사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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