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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떨고 있니?” 고3 수시 상담, ‘팩폭’ 대신 유의미한 시간 되려면?
  • 김수진 기자

  • 입력:2018.07.18 18:04
고3 수시 상담 시즌, 생산적인 상담을 위해 학생‧학부모가 알아야 할 것

 


동아일보 DB

 

 

“이제 곧 담임 선생님이랑 수시 상담해야하는데, 미리 멘탈방어 좀 도와주세요”

최근 수험생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는 교사와의 수시 상담을 걱정하는 글을 줄을 잇는다. 위의 사례처럼 교사와의 상담에서 상처를 받을 것을 걱정한 나머지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심정으로 ‘독한 말’을 요청하는 이들도 있다. 

 

고3 수험생에게 여름방학은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한 시기다. 9월 수시모집을 앞두고 수시 지원대학과 학과를 결정해야 하는데, 막연한 기대에 가려졌던 ‘현실’을 비로소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 이뤄지는 담임교사와의 상담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교사 입장에서는 성적이나 학생부 등 합격 가능성을 가늠해 볼 데이터가 이미 어느 정도 나와 있기 때문에 무리한 상향 지원을 두고 보기 어렵고, 학생과 학부모는 여전히 일말의 기대를 놓기 어렵다. 하지만 소모적인 기 싸움은 최적의 수시 전략을 수립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합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길을 찾기 위해선 보다 냉철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상담 시즌을 앞두고, 교사와의 원활하고 효과적인 수시 상담을 위해 학생, 학부모가 준비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봤다. 

 


○ 학생 본인이 ‘직접’ 미리 알아봐야, 상담 효과 ↑ 

 

진학 상담을 많이 하는 고교 교사들에 따르면, 수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자신의 현재 위치나 희망 대학의 합격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히 알고서 상담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깜깜이’ 상태로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도 없진 않다. 특히 이런 ‘깜깜이’ 상태에서 무조건 본인의 희망 대학만을 고집하면 상담은 무의미해진다. 

 

김혜남 문일고 진학부장은 “대개 수시 상담 전에 그간의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학생부의 주요 활동 등의 기초 자료와 함께 희망 대학을 써내게 하는데, 이는 곧 학생 스스로 과거 합격선 등 입시 정보를 좀 찾아보고 조사해보라는 것”이라면서 “그래야 학생 본인도 입시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가 되고, 교사와도 실제 합격 가능성이 있는 대학 중심으로 효과적인 상담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시 정보를 수집할 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만 듣고서 판단을 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에 휘둘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시중에 넘쳐나는 정보 중에는 잘못된 정보도 적지 않기 때문. 본인이 직접 지원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나 대입정보포털(어디가) 등을 이용해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혼자서 입시 자료를 분석하기 어렵다면, 모은 데이터를 가지고 지역교육청이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수시 시즌마다 운영하는 대입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 부장교사는 “객관적인 데이터 위주의 입시 상담으로 전형과 대학 등 후보군을 추린 후 최종적으로 학생 개인의 강점이나 성향, 개인적 상황 등을 잘 알고 있는 담임교사와 보다 세밀하게 상담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학생‧학부모 사이 의견 합일부터 봐라

 

‘대학 진학’이라는 중대사가 걸린 만큼 수시 상담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와도 함께 이뤄지곤 한다. 때로는 학생과 상담을 마친 후에 학부모가 재차 상담을 요청해 오기도 한다. 하지만 학부모와의 상담은 쉽지 않다. 고교 교사들은 학부모와의 상담에서 가장 큰 난관으로 ‘자녀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를 꼽는다.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 대학 수준이 크게 차이나는 경우는 대개 현재 상황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이 각기 다르기 때문일 확률이 크다. 수시 전략 수립의 기본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원활한 상담을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서로 현재의 성적과 준비 상황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미리 의견을 합일하는 것이 좋다. 

 

같은 맥락에서 수시 상담 때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유석용 서라벌고 교무기획부장은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각각 듣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중재하는데, 학생과 학부모가 따로 상담을 받으면, 양쪽의 의견을 중재하기 어렵다”면서 “또한 상담 내용에 대해서 엄마는 엄마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각기 다른 판단을 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 “남은 기간 1등급까지 올린다면요?”, “논술에서 뒤집으면요?”

 

앞서 언급한대로 대입 상담은 잔인하다. 장밋빛 기대를 접고 현실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쉽게 희망을 버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상담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것이 ‘가정’이다. “남은 기간에 1등급까지 올리면, 이 대학은 가능하지 않나요?”, “성적은 조금 부족하지만 논술 성적으로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요?”와 같이 남은 기간 ‘역전’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다. 

 

하지만 여태까지도 쉽지 않았던 일이 입시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기적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부터가 합리적이지 않다. 수시 합격을 위해서는 앞으로의 가능성보다는 여태까지 내 온 결과물을 토대로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김 부장교사는 “남은 기간 동안 성적이 오를 것에 기대를 많이 하는데,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높은 수준의 희망 대학부터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의 준비 상황을 놓고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정한 후 그 외 대학을 찾아가는 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장교사도 “물론 이런 기대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다른 과목은 문제가 없는데 특정 한두 영역의 성적이 오락가락 하는 정도라면 남은 기간 반전이 일어나리라는 가정이 유의미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간의 성적 추이를 봤을 때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무작정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가정 하에 하는 상담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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