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외고·자사고 폐지 수순에… 현 중3 “외고·자사고 가도 될까요?”
  • 김효정 기자

  • 입력:2018.06.18 18:03
진보 교육감 시대의 고입전략은?

 







지난 6.13 지방선거 결과 전국 17개 시·도 중 무려 14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교육계에 이른바 ‘진보 벨트’가 형성되면서 외고·자사고 폐지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외고·자사고 폐지에 앞장서온 서울시와 경기도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으며, 상당수 시도 교육감 역시 여기에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 

 

 

지난 1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고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외고,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경기 교육감은 지난해 용인외대부고 등 도내 자사고와 외고 10곳을 재지정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주요 외고·자사고가 서울, 경기에 밀집돼 있는 만큼 두 지역의 외고·자사고가 폐지되면 해당 정책은 전국적으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입시전문가들은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 가능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올해 고입을 앞둔 중3 학생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고교를 선택해야 할까.

 

 

○ 우선선발권 폐지… 외고·자사고 입지 ‘흔들’ 

 

대부분의 입시전문가들은 외고·자사고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감들의 강력한 의지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우선선발권’이 폐지되며 고교 체제 전환을 위한 밑거름이 마련됐기 때문. 

 

기존 고교 입시 체제에서는 외고·자사고·국제고·과학고가 일반고에 앞서 신입생을 선발하고, 이들 학교에서 탈락한 학생들이 다시 일반고에 지원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외고·자사고·국제고가 일반고와 동시에 신입생을 선발해, 세 학교에 지원한 후 탈락한 학생들은 원하는 일반고에 지원하지 못한 채 원거리 일반고 등에 배정받게 된다. 

 

이 경우 세 학교가 일반고 전환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고·자사고 탈락에 따른 불이익이 커짐에 따라 학생들이 지원을 기피해 모집정원 미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외고, 자사고는 일반고와 달리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돼 정원이 미달될 경우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렵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신입학 경쟁률 감소, 우선선발권 폐지 여파 등으로 부산국제외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한다”며 “올해부터 우선선발권이 사라지며 일부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해당 학교들이 부산국제외고처럼 일반고 전환을 시도하는 상황이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5년 주기 평가 앞둔 외고·자사고… ‘무더기 폐지’로 이어질까?

 

우선선발권 폐지뿐만 아니라 교육감들이 법령 개정에 적극 나서는 점도 폐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외고의 완전 선발 효과를 없애기 위한 법개정을 위해 향후에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이 언급한 법령 개정은 2가지다. 첫 번째는 ‘완전추첨제’ 도입이다. 조 교육감은 올해 서울시 고입에 완전추첨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외고·자사고 입학전형은 학교장 권한에 있다는 현행법에 따라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재선에 성공한 직후 “외고·자사 전형을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하고 완전추첨제를 결합시키는 정도는 교육부가 단언하면 어떨까”라며 법령 개정을 촉구했다. 완전추첨제란 외고, 자사고가 내신과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선발권을 폐지하고, 추첨으로 신입생을 뽑는 제도다. 외고·자사고 선발 방식이 ‘우선선발권+완전추첨제’ 조합으로 이뤄지면 사실상 일반고 전환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 

 

두 번째는 외고·자사고 폐지 권한을 교육부에서 교육청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향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시행령 개정은 교육감의 권한 밖이나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고교 체재개편 추진’을 포함한 만큼 가능성은 열려있다. 

 

법률 개정이 실패로 그치더라도 방법은 여전히 남아있다. 외고·자사고는 교육청으로부터 5년 주기 운영성과를 평가받는데, 여기서 점수가 미달될 경우 ‘지정 취소(폐지)’ 된다(단, 교육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서울의 경우 내년 자사고 13개교, 내후년 자사고 10개교, 외고 6개교가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다. 만일, 교육청이 점수가 미달된 학교에 대해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리면 해당 학교의 일반고 전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해당 학교와 재학생, 학부모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외고·자사고를 일괄 폐지에 따른 진통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외고·자사고가 학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투자해 온 것이 있으며, 학생과 학부모의 진학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대책이 없다면 반대여론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외고·자사고, 가야할까? 말아야 할까?

 

올해 당장 고입을 앞둔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8월 중으로 발표되는 대입 개편안과 함께 고교 체재 개편까지 고려해 진학할 고교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고입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입시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일한 입장을 보였다. “현행 대입체제에서 외고·자사고 진학이 크게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만기 소장은 “상위권 대학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은데 최근 서류 간소화 추세로 인해 비교과의 영향력이 상당히 낮아졌다”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내신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학업역량과 비교과 프로그램 등이 우수한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학교의 교육 환경과 분위기 등을 중시하는 학생이라면 외고·자사고가 여전히 유의미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외고·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당장 올해 고입을 치르는 중3 학생들까지는 교육과정이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기 때문.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사고 선택 이유가 반드시 대입 실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학교들은 선발권(내신+면접)을 가진 만큼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고, 좋은 교육프로그램(환경)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자신이 고교 진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해당학교 입시에 도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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