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과학고 노리는 중3 위한 과학고 계열별 진학현황 및 고교 선택 전략

 


 


전국 20개 과학고 중 지난 14일 가장 먼저 원서접수를 시작한 경기북과학고를 시작으로 나머지 과학고 원서접수도 대부분 8월 중 마무리된다.


과학고와 영재학교에서는 의학계열로 진학하는 것을 지양하는 상황이지만, 학교에서 대학 진학 시 주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과학고의 우수한 교육과정을 발판 삼아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적잖다.


하지만 이처럼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과학고에 지원하려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전국 20개 과학고 중에서 10개 과학고는 지난해 의학계열 진학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 의학계열 진학자가 있는 다른 10개 과학고의 경우에도 의학계열 진학자는 대개 전체 졸업생의 1~3% 수준에 그친다. 이 자료는 에듀동아가 교육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와 교육부가 유기홍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최근 7년간 전국 과학고의 계열별 진학현황을 살펴보고, 의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중3 학생들에게 유리한 고교 선택 전략도 알아본다.



○ 10개 과학고 의학계열 진학자 ‘0’… 나머지 10개고도 의학계열 진학률 1~3%에 불과


2017학년도 기준 전국 과학고의 계열별 진학현황을 살펴보면 의학계열 진학자가 없는 학교는 무려 10개교. △경기북과고 △경북과고 △경산과고 △인천과고 △인천진산과고 △전남과고 △전북과고 △제주과고 △충남과고 △충북과고가 이에 해당한다. 의학계열 진학자가 있는 나머지 10개 과학고의 경우에도 전체 졸업자에서 의학계열 진학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의학계열 진학자가 8% 이상인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를 제외하면 대구일과고의 경우 2.8%, 대전동신과고의 경우 1.0%, 울산과고의 경우 1.1% 등 전체 진학 비중의 1~3%에 불과한 것.  





이러한 경향은 2017년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심지어 2012년부터 2017년도까지 전체 졸업자 중에서 의학계열 진학자가 한 명도 없는 과학고도 있다. 충남과고와 충북과고가 이에 해당한다. 인천진산과고의 경우 2013년 과학고로 전환된 이래 현재까지 의학계열 진학자가 없다. 경북과고의 경우 2011~2014년에는 적게는 2.2%, 많게는 11.9%에 이르렀으나 최근 3개년엔 의학계열 진학자가 전혀 없다. 이밖에도 경기북과학고, 인천과학고 등이 2011~2014년에 비해 2015~2017년에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제주과학고의 경우 2013년과 2015년에 각각 1명이 의학계열에 진학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대체로 의학계열 진학률이 0%다.


반면 이공계열 진학비율은 매해 대부분의 과학고에서 80~90%에 이른다. 7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도 낮은 이공계열 진학의 결정적인 원인은 의대 진학이 재수 등의 이유로 미진학의 비중이 크다. 일례로 강원과학고의 경우 2017년 이공계열 진학률이 73%에 불과한데 이는 미진학자 비중이 22%에 이르기 때문. 2017학년도 이공계열 진학률이 77%인 대구일과학고의 경우에도 미진학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이른다. 즉, 이공계열 진학비중 감소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의학계열 지원자보다는 미진학자, 기타 진학자 등이다.




○ 의학계열 진학자 낮은 이유, 교육부의 ‘의대 진학 불이익’ 명시 권고 때문?


그렇다면 과학고에서 의학계열 진학자 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최근 교육부의 ‘의대 진학 불이익’ 명시 권고를 들 수 있다. 지난 해 12월 교육부는 과학고와 영재학교 입학요강에서 ‘의대 진학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기재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진학을 위한 통로로 이용됐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 일반고의 2~4배에 달하는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과학고와 영재학교에서 미래 의사를 양성하는 것은 국고 낭비라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에 경기북과고, 한성과고 등은 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요강에서 ‘본교는 이공계열의 과학·수학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고등학교이므로 의예·치의예·한의예학과(계열)로의 진학은 적합하지 않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과(계열)에 지원할 경우 불이익이 있음’ ‘재학 중 받은 장학금 등 지원액을 회수하며 본교 교원은 해당 계열로의 진학을 위한 추천서를 작성하지 않음’이라고 밝혀 둔 상황. 이 밖에 몇몇 과학고에서는 수년 전부터 입학설명회 등에서 ‘의학계열 진학을 독려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공지해왔다. 실제로 한 과학고에서 수년 간 진학지도를 담당했다는 한 교사는 “의학계열 진학을 독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학지도 과정에서 아예 논외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는 “과학고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교육계에서도 권고하지 않는 의대 진학을 과학고가 독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 “의대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과학고 진학이 적절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의대 진학 꿈꾸는 중3, 과학고 아닌 다른 대안 찾아야


하지만 의대를 염두에 둔 학생들 중에서는 ‘추천서 작성 불가’ ‘장학금 회수’라는 절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과학고 진학을 노려보려는 학생도 있을 터. 과학고에 진학하면 의대 교과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수학·과학 과목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 중3 학생들이 과학고에 지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수능’ 때문이다. 최근 입시에서 수시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의학계열에서는 여전히 정시 선발비중이 높은 편. 다른 계열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학습을 필요로 하는 의학계열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도를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학고 재학생들이 정시로 의대 진학에 성공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교과과정 자체가 실험과 연구 중심으로 편성돼, 수능 대비에는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과학고 학생들은 정시가 아닌 수시전형으로 이공계열에 진학한다.


그렇다면 과학고 학생들이 수시모집으로 의대 진학이 가능할까? 입시전문가들은 어렵다고 말한다. 수시전형에 해당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의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는 교과 내신 성적. 높은 내신 성적을 받기 어려운 과학고 학생들에게 특히 불리한 전형이다. 학생부종합전형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사 추천서’를 요구하는데, 과학고에서는 의대 희망자들에게 교사 추천서를 작성해주지 않기 때문. 모든 서류를 구비할 수 있는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렵게 수시 1단계 합격의 관문을 뚫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의학계열의 경우 특히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한다. △가천대 △가톨릭대 △연세대의 경우 ‘1등급 3개’를, 고려대의 경우 ‘4개 등급 합 5’를, 이화여대의 경우 ‘3개 등급 합 3’을 충족시켜야 최종합격을 거머쥘 수 있다. 결국 높은 수능 성적을 받지 않고 의대에 합격하기란 요원한 일. 상대적으로 수능 준비를 하기 어려운 과학고에서 의대 진학이 힘든 것이 바로 이런 이유.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중3이라면 오히려 자사고나 일반고를 노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는 “다른 계열에 비해 정시 선발비중이 높고, 수시 선발에서도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의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능 성적”이라면서 “정시에 대비하기 위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사고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창식 엠베스트 수석연구원은 “지원하려는 학교에 따라 다른 고교 선택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면서 “수도권 의대를 지원하려는 경우 높은 수능 성적을 받기에 유리한 자사고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상대적으로 내신 비중이 큰 지방 의대에 지원하려는 경우 내신 성적을 받기에 유리한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김지연인턴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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