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서울대 교육학과 합격생, “모든 교과를 교육학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
  • 김재성 기자

  • 입력:2017.03.25 09:27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생의 활동에 주목하라 ①


 

 

《2018학년도 입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부분의 대학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요구한다. 세 가지 제출 서류 가운데 학생이 재량껏 작성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소개서 뿐.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작성할 수밖에 없다.

 

명문대 합격생들의 자기소개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에듀동아는 서울대를 목표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서울대 합격생들의 활동내역을 분석하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생의 활동에 주목하라’ 시리즈를 연재한다. 해당 시리즈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에 합격해 17학번이 된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원문을 일부 소개하는 방식으로 다뤄진다. 합격생들의 자기소개서 원문을 통해 합격생들은 고교 3년간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리즈에 연재되는 사례는 모두 최근 동아일보 교육법인이 펴낸 입시 서적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REAL 사례(SKY 17학번 편)’에 담겼다.》

 

자율형공립고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에 합격해 현재 17학번으로 재학 중인 A 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A 씨는 교육학과 전공적합성을 어필하기 위해 고교 3년간 배우는 모든 교과를 교육학과 접목했다. 화학시간에 조별활동을 하면서 친구와의 갈등을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교육자의 태도에 대해 고민해보는 한편 윤리와 사상 시간에는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해보기도 한 것. A 씨의 자기소개서 원문 중 주요 부분을 발췌해 소개한다.

 

Q1.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A1. 제게 공부란 ‘세상을 보는 창을 넓히는 것’입니다. 저만의 언어로, 다양한 지식의 연결고리를 찾아낼 때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었고, 질문은 언제나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수학과 철학의 공통점을 수학시간에 질문한 적이 있었지만 진도의 압박에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던 중 윤리와 사상 시간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언명을 접했습니다. 철학은 본질을 캐는 질문을 통해, 수학은 명확한 증명을 통해 ‘내가 안다고 자신하는 것’에 대해 성찰할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수학이란 공식과 계산으로만 점철된 학문이라고 생각했던 제 편협한 시각이 넓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하략)

 

Q2.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A2.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지 느끼면서, 교육의 역할과 기능에 큰 관심이 갔습니다. 교육에 대한 관심은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품게 만들었고, 저는 교내활동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윤리와 사상 시간에 국가에 대한 충성심, 성실성, 추진력을 두루 갖춘 아이히만이 홀로코스트를 죄의식 없이 행한 사실을 배우고 매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제 모습이 오직 ‘임무에 충실했던’ 아이히만과 다르바 없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다른 친구들을 보며, 아이히만처럼 주입된 이데올로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는 삶에 대한 경각심을 느꼈습니다.(하략)

 

Q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A3. 고등학교 2학년 화학 시간의 조별 활동에서 조장을 맡았었습니다. 저 이외 세 명의 예체능 전공 지원의 조원들은 화학 점수는 진로에 불필요하다며 저에게 피해만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공부가 수단이 되어버린 현실이 그들에게서 ‘배움을 즐길’ 기회조차 앗아버린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회의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계면활성제인 ‘로릴황산나트륨’을 주제로 정했지만, 대부분은 자료조사 같은 소극적인 역할을 원했습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이번 기회에 무언가를 배우면 좋겠다는 말을 솔직하게 전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제 관심을 못마땅하게 여겨 거부의 의사를 보였지만, 제가 화학 관련 영상을 잠깐 보면서 회의를 시작하자는 의견을 제안하자, 조원들은 점차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하략)

 

Q4. 고등학교 재학기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

 

A4. (1) 공부를 넘어 교육으로-마사 누스바움

교육적 관심이 커지면서 접하게 된 이 책은, 저의 고교기간 모든 교육적 탐구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Not for profir’ 즉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라는 책의 원제목은 저에게 큰 파동을 일으켰습니다. 국제사회에서 교육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조용한 위기’에 큰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참된 교육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의 ‘위기지학’을 도와주고, 도덕성 비판력 공감능력을 키워내는 민주시민교육이 추구되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하략)

 

(2) 멋진신세계-올더스헉슬리 

오늘날 사회에 가장 필요한 교육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책입니다. 쾌락과 소비를 지향하고 행복을 만끽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와 ‘멋진 신세계’는 닮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수면식교육과 ‘소마’로 철저하게 통제되고 조작된다는 점에서 루쉰이 말한 강철 감옥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면학습원리는 단순지식 전달의 실패에서 도덕 주입의 성공까지 그려졌는데, 시대를 앞서가는 작가의 교육적 통찰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하략) 

 

(3) 의산문답-홍대용

실학 사상을 연구하면서 읽게 되었는데, 저자 홍대용에게 따끔한 호통을 들은 듯한 경험을 저에게 안겨준 책입니다. 여태까지 제자백가 사상에 감탄하면서 그로 인한 깨달음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는데, 제 모습이 ‘실옹’에게 줄곧 꾸지람을 당한 ‘허자’와 진배없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유학의 허황됨을 비판하는 ‘실옹’의 논리정연함에 기존의 가치관이 붕괴되는 ‘허자’를 보고, 무언가를 새롭게 배운다는 것은 충격적이며, 종래의 사고가 완전히 ‘깨짐’으로써 지적 성장이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하략)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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