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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주최 ‘샤 교육 포럼’, 미래 교육의 방향을 묻다
  • 김수진 기자

  • 입력:2017.02.16 17:52
서울대 입학본부 주최 ‘샤 교육 포험’ 현장을 가다

 



 

“소위 ‘스카이 대학’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상위권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내는 학생 선발력이 매우 강한 대학들입니다. 하지만 대학들이 이렇게 입학한 학생들을 입학 당시보다 졸업할 시점에 훨씬 뛰어난 인재로 ‘잘 길러내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선진형 교육체제로 나아가려면 대학의 선발력보다 교육력이 강해져야 합니다.”(진동섭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고교 교사와 교육청 관계자, 대학 교수 등이 고교와 대학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논의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서울대 입학본부가 주최하는 ‘2017년 서울대 고교-대학 연계 포럼-샤 교육 포럼’이 15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지난해 처음 열린 샤 교육 포럼은 서울대 입학 관계자들이 전국을 돌며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고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 방안을 논의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올해 샤 교육 포럼은 대학 입학전형에 대한 논의 대신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고교와 대학 교육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을 비롯해 고교 교사와 교육청 관계자, 대학 입학 관계자 등 700여명이 현장을 찾은 가운데, 1부에서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 운영’을 주제로, 2부에서는 ‘고교교육의 변화와 대학의 준비’를 주제로 한 발제와 토론이 약 100분씩 이어졌다. 

 

 
 

○ 미래 사회 대응하려면 ‘교실 수업․학교․대입제도’ 변해야

 

1부는 교육디자이너이자 학교컨설턴트이기도 한 진동섭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 운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진 교수는 미래사회의 특징을 △Volatile(불안정) △Uncertain(불확실) △Complex(복잡) △Ambiguous(모호성) 4개 단어의 앞 글자를 딴 ‘VUCA’로 규정하고, 이러한 미래 사회에는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이 출중하면서 창의력과 협업 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미래 사회의 변화에 맞춰 한국 교육도 선진국형 교육체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목에서 진 교수는 “현재 한국의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내는 선발력을 강화하는데 노력을 집중해 왔다”면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우수한 인재로 내보내는 것보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폭넓게 받아들여서 좋은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로 길러내는 ‘교육력’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학뿐 아니라 고교 현장의 변화도 촉구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학교는 일방적인 교육의 공간이 아닌 자유로운 표현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 진 교수는 이러한 의미를 담아 이상적인 교실의 모습으로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소극장’을 꼽기도 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상혁 강원도교육청 장학사,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감, 이현숙 금옥여고 교사 등 3명의 패널들은 대체로 진 교수가 말한 미래 인재의 특징에 공감하면서 대학 선발 제도와 고교 수업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 현재 고교에 몸담고 있는 임병욱 교감과 이현숙 교사는 소속 학교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일선 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는 수업과 학교의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김상혁 강원도교육청 장학사는 “학력의 개념이 ‘교과 지식’에서 ‘역량’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대입제도 또한 역량 평가로 바뀌어 가고 있지만 고교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 등으로 이러한 변화를 좇아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교육청 차원에서 고교 현장에 대학입시지원관을 지원하면 달라진 입시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 ‘지식’ 대신 ‘역량’에 초점 맞춘 교육, 하지만 실제는? 

 

2부에서는 ‘고교 교육의 변화와 대학의 준비’를 큰 주제로 △곽영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이용준 혜화여고 교사 △송영실 퇴계원고 교사 △유재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등 4명의 패널이 릴레이로 발제를 맡았으며 각각의 발제마다 발제자를 제외한 나머지 패널들의 토론이 덧붙여졌다. 

 

가장 처음 ‘2015 역량중심 교육과정과 미래 학업역량 강화’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곽영순 선임연구위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모든 교과의 성취 기준이 ‘교과 내용+핵심 역량’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교과 지식을 가르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과 지식을 도구로 스스로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곽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무조건 많은 교과 지식을 욱여넣는 기존의 암기식 교육에서는 이러한 역량과 창의성이 발현되기 어렵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해 유재준 교수는 “모든 암기식 교육이 창의성 발현에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진짜 장애물은 사고과정 없이 핵심만 요약해 무작정 외우는 교육”이라는 반론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덧붙여 이용준 교사는 “개정 교육과정이 역량에 초점을 뒀다지만, 역량을 키우기에는 교육과정에 담긴 교과 내용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내놨다. 

 

한편 ‘고교 교육의 변화와 대학의 준비’를 주제로 발제를 한 유재준 교수는 대학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기 앞서 대학의 고민을 이야기해 고교 교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유 교수는 “일반물리학은 공과대학에서 전공 공부를 하려면 꼭 필요한 기초 교과목 중에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고교 교과 과정의 물리Ⅰ, 물리Ⅱ 교과목은 대학 입시를 위한 전략적 선택의 희생양이 됐다”면서 “오직 입시만을 위한 공부 속에서 대학 신입생들의 학력 저하 및 과목 간 학력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한 것. 

 

이에 대해 송영실 교사는 “모든 고교에서 입시를 기준으로 선택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론하면서 “신입생 사이 다양한 학력 격차는 대학입학 전형이 그만큼 다양화되면서 발생한 문제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밖에도 이용준 교사와 송영실 교사가 각각 ‘교육과정과 교사의 역할’, ‘아이들의 미래와 학교 수업’에 대한 발제를 맡아 고교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고교와 대학, 교육 관계자들 간의 풍성한 논의가 오고갔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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