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중간고사 망쳤다고 수시 포기? 학생부종합전형이 있잖아
  • 김수진 기자

  • 입력:2016.05.04 19:31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의 ‘낮은 내신’ 극복 비결


지필고사 성적표가 나올 무렵이 되면 본인이
수능 체질이라고 주장하는 고교생이 급증한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 탓에 수시는 어렵다고 보고 비교적 역전 가능성이 많이 남은 수능을 노리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고교생이 늘어나는 것.

학생의 다양한 소질과 잠재력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 전형의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수시=내신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2016학년도 입시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건국대와 경희대의 자료를 보면,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의 내신 평균 등급은 2.80,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2.42 등급 수준이다.

물론 내신 성적이 뒷받침되면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중위권에 해당하는 평균 3~4등급대의 성적으로도 충분히 합격을 노려볼 수 있다.

중위권의 내신 성적으로 대학 합격에 성공한 박동찬 씨(경희대 관광학부 16학번)와 남우창 씨(동국대 화공생물공학과 16학번)에게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 비결을 들었다. 두 대학생은 모두 일반계고 출신이다.

 



중위권의 내신 성적을 극복하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한 
경희대 관광학부 16학번 박동찬 씨(왼쪽)와 동국대 화공생물공학과 16학번 남우창 씨



내신 성적 단점, 진로와 관련된 일관된 활동으로 극복

 

네오르네상스 전형으로 경희대 관광학부에 합격한 박동찬 씨의 내신 평균 등급은 4등급대. 하지만 박 씨는 고2 때 이미 경희대 관광학부를 목표로 정할 만큼 희망 진로가 분명했다.

목표 대학인 경희대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적 감각과 리더십을 갖춘 세계인이라는 인재상을 파악하고 3년 내내 반장과 동아리 부장을 역임하며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스스로 찾았다. 외국어 공부에도 몰두해 중국어 교과 성적은 1등급을 받았고, 평소 일본 신문과 방송을 찾아보며 쌓은 일본어 실력으로 지역 박람회에서 일본어 통역 봉사를 하기도 했다.

박 씨는 일찌감치 목표 대학을 정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고교 생활을 하면서도 경희대가 바라는 인재상을 항상 염두에 두고 활동했다고 말했다.

동국대 화공생물공학과에 Do Dream 전형으로 합격한 남우창 씨도 희망 진로가 확고한 경우. 남 씨의 내신 평균 등급은 3등급대에 불과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3년간의 모든 활동이 화학생명공학자라는 목표에 수렴한다.

3년 내내 교내 과학실험동아리인 전기화학연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물론 주말마다 남 씨의 모교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MOU를 체결해 진행한 고교-대학연계 R&E 심화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다양한 실험 연구를 진행한 것. 이러한 활동을 토대로 쌓은 연구 역량을 발휘해 고2 때 진행한 인체 미량 구리 흔적 검출에 관한 연구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관련 학술대회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남 씨는 내신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3년간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꾸준하고 깊이 있게 활동해 온 점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참가할 활동이 없다고 고민? 직접 찾아나서라
 

박 씨와 남 씨가 다녔던 두 고교 모두 전통적으로 정시 위주의 진학 지도를 해 온 학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인원이 많지 않은 편이어서 중위권 학생들을 위한 체계적인 수시 대비는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대학생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실제로 주어진 교내 환경 안에서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한 과정은 주요대학 평가자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높게 평가하는 부분.

이종호 동국대 입학사정관은 주어진 환경에만 안주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찾고 성취해나가는 자기주도적 인재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남 씨의 경우 교내 발명품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탐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지만 참가 인원수가 부족해 대회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접 대회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 대회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한편 친구들을 독려해 참가 인원을 확보하는 노력을 한 결과, 결국 대회가 열려 참가할 수 있었다. 남 씨의 학생부 2학년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에는 교내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목표의식이 명확하고 실천 능력이 뒷받침되어 있는 열정적인 학생이라는 평가가 담겼다.

박 씨가 다녔던 고교는 과학중점학교로 자연계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내 대회나 동아리 활동은 많았지만 박 씨와 같은 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한 교내 프로그램은 수도 적었고 공지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박 씨는 자연계열 학생들만 대상으로 한 토론대회가 열리는 등 학교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별로 없었다면서 몇 안 되는 교내 활동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선생님을 찾아가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조언과 정보를 구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 입학사정관은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학생부종합전형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지원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 교과 성적을 일차적 잣대로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교과 성적을 아예 배제할 순 없지만 고교 활동이라는 틀 안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기회를 찾고 만들어 온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학생부종합전형에 도전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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