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과제연구에서 우수한 소논문 쓰려면?
  • 김수진 기자

  • 입력:2016.04.07 17:27
서울과학전람회‧인천 R&E 발표대회 수상자에게 듣는 과제연구 노하우



각 대학들이 발표한
2017, 2018학년도 입시안을 살펴보면 앞으로는 정시보다는 수시,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다. 대학에 가려는 고교생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이로써 고교생들에게 과제연구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과제연구는 연구 주제를 하나 선정한 뒤 그 주제에 맞는 적절한 실험연구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고교생들의 연구 활동. 교과 성적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전공적합성과 지적 호기심, 자기주도적 탐구 능력 등이 드러나기 때문에 비교과 영역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학들이 눈여겨보는 핵심 활동 중 하나다.

과제연구를 하고나면 학술 논문의 형식을 빌려 연구 과정과 결과를 정리한 소논문으로 결과물이 나온다. 이 때문에 논문을 써 본 경험이 없는 고교생들은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고, 어떤 실험을 해야 할지 등 시작 단계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

우수한 과제연구 활동으로 교내대회는 물론 시교육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 과제연구를 잘 하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관심 있거나 친숙한 소재에서 주제 잡아야

과제연구는 짧게는 2~3, 길게는 1년여에 걸쳐 장기간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학업 스케줄이 그대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긴 호흡의 연구를 이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서 주제를 선정하면 보다 주도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고, 실험을 설계하거나 연구 방법을 정할 때도 적절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쉬워 빠르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평소에도 컴퓨터공학과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았던 세종과학고3 김재우 군과 조우진 군은 스스로 집안 구조를 분석학습하는 로봇 청소기를 구현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해 제안함으로써 ‘2016 서울특별시과학전람회에서 특상을 수상했다.

김 군은 평소에도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비슷한 주제로 과제연구를 하니 통신 코드를 짜야할 때 새로 배워야 하는 부분이 적어 비교적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조 군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똑같은 실험을 끝없이 반복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서 하지만 평소 흥미를 갖고 있던 주제였기 때문에 끝까지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이 주최한 ‘2015 심화과학반 R&E 발표대회생명과학 분야에서 은상을 수상한 인천남동고2 손지승 군도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로 임해야 연구 진행 속도도 나고 결과도 좋다면서 자신이 정말로 궁금했던 주제로 실험을 해야 동기 유발이 되고 자발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평소 관련 기사를 스크랩할 정도로 항균(抗菌)에 관심이 많았던 손 군의 과제연구 주제 역시 균주와 추출 방법에 따른 허브 추출물의 항균 활성 측정이었다.



탄탄한 배경지식 바탕으로 시행착오 줄여야

관심 있는 분야에서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연구 방법과도 연관된다.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평소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마련. 이를 통해 쌓인 배경지식은 실험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016 서울특별시과학전람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서울 대진고2 김형주 군은 무름병 곰팡이 억제를 통한 과일의 저장성 증대 방안이라는 주제로 과제연구를 하며 조작변인으로 소나무 추출물과 청색 LED를 선정했다. 김 군이 이처럼 여러 조건 중에서 조작변인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은 두 변인이 곰팡이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군은 겨울에 귤을 대량으로 샀다가 그 중 3분의 1 가량이 물러져 먹지도 못하고 그대로 버린 경험이 있다면서 그 이후 과일의 무름을 예방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관련 책이랑 논문을 찾아봤고, 소나무 추출물과 청색 LED가 곰팡이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리 쌓인 배경지식을 통해 효과가 없는 다른 변인들을 두루 실험해보는 불필요한 과정을 줄일 수 있었던 것.

앞서 항균 활성을 측정하는 과제연구를 한 손 군 또한 허브에서 추출물을 추출농축해 배지를 제조하고 이에 균을 접종해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실험 단계가 복잡하고 많았다면서 비슷한 실험을 한 선행 연구 논문을 보며 허브 종, 추출 방법, 균주를 달리 하는 실험 방법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소통으로 올바른 방향 찾기


같은 주제로 긴 시간 연구에 몰입하다 보면 진전이 없는 슬럼프 상황을 겪기도 하고
, 연구 주제에만 지나치게 얽매인 나머지 독단에 빠지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 혹은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연구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서울 대진고2 김형주 군은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비교적 빠르게 연구 주제를 정했지만, 연구 경험이 없던 탓에 구체적인 실험 방법에 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이 때 김 군은 자신의 실험 설계가 적절한지 알아보기 위해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조언을 구했다.

김 군은 청색 LED로 실험을 해 보겠다고 정했지만 막상 확실한 결과를 얻으려면 어떤 실험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학교 선생님께서 청색 LED를 거리에 따라 나눠 실험해보면 곰팡이가 얼마나 잘 억제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조언을 해 주신 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자신과의 대화도 중요하다. 서울 세종과학고3 조우진 군은 만약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주제로 한 연구를 한다면 연구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시 쓰는 인터페이스 하나가 작동을 안 한다고 여기에 시간을 다 쏟으면 안 된다면서 현명하게 다른 방안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고 본 연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주제에 맞춰 진행해야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이 연구를 진행한 김재우 군도 연구의 목표와 방향을 분명히 설정하고 자신의 연구가 처음 정한 목표에서 너무 멀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이 실험이 연구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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