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테마’ 중심 활동, 1년간 엮으면 전공 이해도 ‘쑥’
  • 김수진 기자

  • 입력:2015.12.18 15:47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③서울 영동고 경영탐구반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중은 2015학년도 55.0%, 2016학년도 57.4%, 2017학년도 60.3%를 차지할 정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교내 비교과 활동 내역이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살펴본 뒤 해당 학생의 학업역량, 학습 잠재력 및 발전가능성을 엿본다.

다양한 교내 활동 중에서 학생들이 입시에 폭넓게 활용하는 것은 ‘동아리 활동’이다. 희망 전공에 대한 열정, 그 전공과 관련된 심화된 활동 내역, 동아리에서 다른 친구들과 협력하며 활동하는 과정에서 인성과 갈등해결능력을 대학에 어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에 동아리 활동을 녹여내고 있는 것.

에듀동아는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시리즈를 연재한다. 입시실적이 뛰어난 고교들은 어떤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휘하는지, 이런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어떤 꿈을 키우고 있는지를 두루 살펴본다.》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3편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영동고’다. 영동고는 우수한 수시 실적을 자랑하는 일반고다. 지난해 서울대에 합격한 16명 중 절반인 8명이 수시로 합격했다.  

권영유 영동고 교장은 “학교 자체적으로 각종 경시대회, 연구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다양화한 결과”라면서 “특히 전 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69개 동아리는 학생부종합전형 대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영동고의 우수한 동아리들 중에서도 ‘경영탐구반’은 상경계열 진학을 목표로 ‘한 우물만 깊게 파는’ 학술동아리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에 대한 확신을 쌓은 동아리원들은 전공 관련 활동을 중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 경영탐구반, ‘창업’ 테마 체험활동

 

 경영탐구반의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가 있다는 것. 1년간의 동아리 활동이 한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기획·운영된다. 주제는 하나지만 활동은 다양하다. △학술발표 △기업 탐방 △명사 초청 특강 △동아리 발표회 등을 통해 경영을 몸으로 체험하며 이해한다. 

동아리 활동의 가장 첫 순서는 학술발표. 올해의 경우, ‘창업’이라는 테마에 맞춰 동아리 내 학술팀이 △창업의 정의 △절차 △창업자에 대한 지원 현황 △창업 성공 사례 등에 대해 조사해 동아리원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4월에 가졌다. 동아리 부장을 맡고 있는 2학년 양준영 군은 “학술발표는 학술팀원들이 1, 2주에 걸쳐 창업 관련 논문과 책을 조사해 준비한다”며 “학술발표를 통해 동아리원 전체가 창업에 대해 보다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고, 이는 후속 활동이 원활하게 이어지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학술발표 이후에는 축제 준비를 겸한 ‘테마카페’ 가상 창업, 창업 기업 견학, 명사 초청 특강 등 ‘창업’을 주제로 한 동아리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모든 활동이 ‘창업’이라는 맥락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것. 경영탐구반 3기 부장을 맡아 활동하다가 올해 고려대 경영학과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합격한 3학년 오경석 군은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경영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어느 정도 다 있을 것”이라면서 “테마를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활동한 덕분에 ‘창업’이라는 보다 세분화된 분야에 관해 구체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자소서에도 훨씬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리 지도를 담당하는 정민우 교사는 “경영탐구반은 하나의 테마를 정해놓고 점점 가지를 쳐 가는 식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며 “학생부, 자소서에 걸쳐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경영탐구반의 활동은 눈에 띄는 맥락이 있어 활용하기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경영탐구반 동아리 학생들의 기업 탐방 모습

 

 

 

○ 1년 활동계획 미리미리

 

 이처럼 테마 중심의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1년 단위의 활동 계획을 미리 짜 놓기 때문이다. 경영탐구반은 11월이 되면, 1학년 동아리원들을 대상으로 차기 부장 선출을 위한 운영 계획 발표회를 진행한다. 부장 후보자들은 각자 다음 해의 활동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기반을 두어 △기업은 어디를 탐방할지 △축제에서는 어떤 이벤트를 선보일 것인지 △테마에 어울리는 명사는 누구를 초청할 것인지 등의 내용이 담긴 활동 계획서를 제출해 발표해야 한다. 

계획의 현실성, 참신성, 구체성 등을 토대로 현 임원들의 협의를 거쳐 차기 부장과 각 팀장이 결정되고 선출된 부장, 팀장은 겨울방학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모여 토론하며 차기 계획을 확정한다. 다른 동아리가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경영탐구반은 이미 계획을 확정하고 활동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것. 

경영탐구반 2기 부장을 맡았다가 현재는 연세대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주형 군은 “동아리 활동 당시 한국은행, 삼성카드와 같은 규모가 제법 큰 곳으로 기업 탐방을 갔었는데 미리 탐방 계획을 짜두고 준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방문 목적에 대해 기업과도 충분히 협의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급하게 결정돼 가는 경우보다 훨씬 더 알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영탐구반 동아리의 학술발표 모습
 

 

○ 동아리 활동 기반으로 ‘한발 더’

 

 이처럼 주도적으로 활동을 계획하고 꾸려나가는 경영탐구반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다른 활동과 연계시켜 나가는데도 적극적이다. 1년 단위로 진행되는 과목별 연구 프로젝트는 동아리 활동의 ‘확장판’. 

올해 동아리 내 학술팀장을 맡았던 2학년 김종원 군은 “원형이론을 적용한 마케팅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개인적으로 진행했는데, 직접 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은 학생으로서 여러 한계가 있었다”면서 “대신 동아리 활동과 연계해서 축제 때 원형 이론을 접목시킨 테마 카페를 차림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마케팅 효과를 실험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리에 소속돼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의 비교과 활동에 ‘동아리’라는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 

정민우 지도교사는 “우리 동아리에는 동아리 활동과 학교 내 여러 비교과 활동을 연계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비교과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연계된 활동 사이에 시너지 효과도 나기 때문에 이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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