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DB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면접, 논술 등 수시 대학별고사가 실시된다. 대학별 고사는 대학별로 출제경향이 있으므로 과거 기출문제를 통해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매년 달라지는 시사이슈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대학별 고사에서는 시사이슈의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 편이지만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서류 확인 면접이나 기본 소양 면접은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에 기반하여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과정에서 시사이슈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 제시문 활용 면접에서도 빈도가 높진 않지만 시사이슈와 연관된 제시문이 나올 때도 있다.
따라서 면접, 논술 등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올해의 중요한 시사이슈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치적으로 민간함 문제는 다루지 않고 시사이슈에 대해 질문을 하더라도 심층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시사이슈를 소재로 이용하여 지원자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관련짓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가 대학별고사를 앞두고 있는 수험생에게 도움을 주고자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올해의 중요한 시사 이슈를 선별해, 해설과 함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 ‘온라인 그루밍’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
온라인 그루밍(Grooming)이란 채팅앱이나 SNS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하고 피해자를 길들여 성적으로 착취하는 행위를 말하며 호의와 친절을 가장한 접근으로 시작된다. 즉,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기프티콘이나 문화상품권 같은 작은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조사에 의하면 국내 청소년 10명 중 2명가량은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통로로 지목되는 오픈 채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 BTS 병역특례’ 논란
병역특례제도는 병역의무를 가진 사람 중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병역 대신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서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으로 일정기간 대체복무할 경우 병역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현행법에서는 방탄소년단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은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자가 아니다. 병역특례를 주자는 쪽은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영향력을 강조하고 반대론자들은 은 형평성과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현실을 든다. 국방부는 특례 대상 확대는 선택하기 어렵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 가스라이팅(Gas-lighting)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말하며 패트릭 해밀턴의 <가스등(Gas Light)>(1938)이란 연극 혹은 동명의 영화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정신을 지배·조종하는 행위를 뜻하므로 가정, 학교, 연인 등 주로 밀접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보통 권력으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이뤄지게 된다.
○ 고금리·고물가·고환율
금리와 주식·환율은 다 얽혀있다. 코로나로 가라앉은 경제를 살리려고 각 나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확 낮춰서 돈을 풀었고 이자가 낮으니까 대출 받아서 투자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각국의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의 가치가 높아진다. 그러면 이자를 많이 주는 달러로 환전하려는 사람이 늘고. 그만큼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낮아져서 환율이 오른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나라 주식을 팔아서 달러로 바꾸려는 외국인 투자자가 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찬바람이 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물가·금리·환율이 모두 높은 상황이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큰 부담을 줄 거라고 말한다.
○ 노동계, 노란봉투법 논란
노란봉투법은 폭력이나 파괴로 인한 직접 손해를 제외한 노조의 단체교섭·쟁의 행위에 대해 기업이 노조나 조합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말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2조와 3조를 개정한 것으로, 노란봉투법이란 이름이 나오게 된 것은 2013년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노동자들이 사측에 47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한 시민이 돈을 봉투에 넣어 전달한 데에서 유래했다.
○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의
2012년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따라 현재 대형마트는 영업시간이 제한(자정~오전 10시 폐점)과 매월 2일씩 의무 휴업일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유통법 시행 전 잘 나가던 대형마트는 매출이 급감하고 온라인 쇼핑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는 상황이 됐다. 대형마트 휴무 시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을 이용하라는 당초 유통법의 취지와 달리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보다는 온라인 장보기에 의존하고 있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유통가의 이슈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였다. 이에 대한 찬반이 대립하고 있다.
○ '데이터 거래·유통' 새 법 시행
지난 4월 데이터(data) 보호에 관한 내용을 담은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이 발효됐다. 개정법은 ‘데이터’에 대해 ‘업(業)으로써 특정인 또는 특정 다수에게 제공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거래·유통을 위한 데이터’만을 보호 대상으로 했다. 데이터 유통의 활성화를 꾀하되 규제 대상은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또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법 개정으로 데이터 보호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 생활과 관련된 데이터의 수집·가공으로 상업적 활용을 넓힌 것에 불안해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개인정보의 악용과 유출에 대한 소비자의 걱정이 그만큼 크다. 이 법에 대해 데이터 '소유'보다 '부당 유용' 막는 장치로 데이터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긍정론과 법만 만든다고 '데이터 보호'가 되는 것도 아니고 데이터 오·남용을 부추기고 정부 간섭 키울 수도 있다는 부정론이 맞서고 있다.
○ 론스타와 정부의 소송 결과
론스타는 회사를 산 뒤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얻는 기업사모펀드)으로. 2003년에 우리나라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여 되팔려고 노력을 하여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외환은행을 팔기로 계약했으나 한국 정부의 외환은행 매수 과정에서의 불법을 수사로 인하여 론스타와 HSBC의 계약은 깨졌고, 2010년에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기로 계약했으나 2년이 지나서야 원래보다 더 싼 값으로 하나은행에 외환은행을 팔 수 있었다. 론스타는 2012년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요청했고 법정 다툼에서 론스타와 한국 정부의 입장은 팽팽히 맞섰으나 ICSID는 “한국 정부는 론스타에 약 28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초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하며 한국 정부에 보상으로 청구한 금액이 6조 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정부가 선방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정부는 ICSID에 판정 취소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
얼마 전 정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나이를 만 5세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가 바로 취소했다. 곧바로 학부모·교육계를 중심으로 반대가 심했기 때문. 비판의 요지는 만 5세는 아직 너무 어리다는 것, 또 만 5세 아이가 학교에 다니게 되면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는 돌봄 부담이 커진다는 것, 입학 나이를 낮추는 2025년이 되면 입학생이 확 늘어날 텐데, 늘어나는 학생 수를 감당하려면 현재의 교사와 교실은 모자란다는 점 등. 현재 OECD 회원국 38개 나라 중 초등학교 입학 나이가 우리나라처럼 만 6세인 곳이 가장 많고(26곳) 만 5세인 나라는 4곳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앞당기는 것보다는 유치원 등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켜 나라에서 책임지는 것이 트렌드이다.
○ 메타버스 내 아바타 성범죄 행위 처벌 실효성 논란
청소년들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정부가 메타버스 내 아바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처벌 등 대응책을 마련한다. 정부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유해 요인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고자 최근 문제로 떠오른 메타버스 내 아바타의 인격권 인정 여부를 연구하고 아바타 성범죄 행위 처벌 실효성 확보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메타버스는 가상 캐릭터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므로, 기존 게임 플랫폼과 차이가 있다고 보고 아바타의 인격권과 참여자의 책임 범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메타버스 내 범죄 발생 경우 성범죄 처벌 등 법적 대응은 원칙상 가능하지만, 아날로그 공간을 기반으로 한 현행법의 한계 등 문제가 있으며, 아바타 간 성폭력이나 법인격이 부여되지 않는 AI 아바타에 대한 성희롱 등 경계가 모호한 사례들도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 미국 연방 대법원 낙태권 폐지 영향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 합법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면서 국내 관련법 상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로 대(對) 웨이드' (Roe vs Wade, 1973년) 판결은 헌법에 기초한 사생활의 권리가 낙태의 권리를 포함하는지에 관한 미국 대법원의 가장 중요한 판례였다. 그러나 미국 연방 대법원은 임신 28주 전까지 여성이 임신 중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지난달 24일 폐기했다. 이 결정으로 낙태권은 헌법적 권리에서 배제되고 그에 대한 처분은 각주에 위임됐다. 미국이 낙태권 관련 논쟁에 불을 지피면서 한국 역시 낙태죄 문제가 대두되었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를 전면 금지한 현행 처벌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낸 바 있다.다만 헌법재판소는 낙태를 전면 허용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국회에 2020년 말까지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할 것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관련 대체입법 논의가 시작됐으나, 아직 입법 공백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상원 합동결의 제14호 제2편에 따른 예산조정에 관한 법률」 즉 별칭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상황에서의 ‘미국 국민 생활 안정화’라는 대의명분을 추구하고 있다. 대기업 증세 등으로 확보한 거액의 재원을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대에 쓰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의료비가 일부 줄어드는 것 외에 직접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내용은 찾기 어렵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는 것,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차량을 조립해야 할 뿐 아니라, 내년 1월부터는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해야 하는 등 추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10여 종이 올해 인플레감축법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나, 북미에서 전기차 생산이 전혀 없는 현대기아차는 당장 제외되어 타격이 크다.
○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린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75%p나 올렸다. 이를 자이언트스텝(Giantstep)이라고 하는데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때 보통 0.25%p씩 바꾸는데, 한꺼번에 이만큼이나 올린 건 28년 만. 베이비스텝(Babystep)은 기준금리를 0.25%p씩 조정하는 것, 빅스텝(Bigstep)은 기준금리를 0.5%p씩 조정하는 것, 자이언트스텝은 기준금리를 0.75%p씩 조정할 때를 말한다. 미국은 돈을 줄여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한 번에 금리를 확 올린 것인데 한국은행도 물가를 잡아보려고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이미 3번(1%→1.25%→1.50%→1.75%)이나 올렸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를 따라 우리도 더 빨리 올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 반려동물 보유세 논란
반려동물보유세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을 기르면 매기는 세금’이다. 보통은 반려동물보유세로 걷은 돈은 반려동물을 비롯한 동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쓰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권도 반려동물을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 동물 공약으로 반려동물보유세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반려동물보유세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나라가 동물을 위한 사업을 더 잘 펼치려면 이런 세금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반려동물보유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든 반려동물에 정확하게 세금을 매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도 반려동물보유세와 비슷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공포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는 안 좋은데 물가는 오르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경기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이다. 보통 경기가 나빠지면 물가가 내려가고,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가 오르는데 경제가 전쟁·자연재해 등으로 큰 충격을 받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오기도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코로나19 락다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물가가 치솟았다. 락다운(Lockdown)은 움직임·행동에 대한 제재를 뜻하는 영어 단어로, 사람들의 이동을 제재하는 '이동제한령', '봉쇄령'을 말한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책은 금리를 올려 물가를 내리고, 장기적으로는 기업 규제 등을 풀어 경기를 띄워야 한다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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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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