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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신 3등급도 서울대 합격?… 지난해 서울대 수시 합격자 학생부 보니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5.16 13:42
서울대학교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 7호 발간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자 학생부 공개


 


모든 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으로 운영되는 서울대 수시모집.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하려면 어느 정도의 내신 성적과 활동이 필요할까.


서울대는 최근 웹진 ‘아로리’를 통해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9명의 서류를 공개했다. 서류평가 시뮬레이션 코너인 ‘나도 입학사정관’에 공개된 서류는 각각 2019학년도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물화학부 수시모집 합격자 각 3명씩 총 9명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내용 일부다.

특히 이번에는 내신 성적을 적은 교과성취도 등이 기존 발표보다 구체적으로 공개됐는데, 영어 내신 평균이 3.3등급인 합격자도 있어 이목이 쏠렸다. 또한 교내 수상실적의 경우 3개에 그친 합격자들도 있었으며 도서목록 또한 기존 서울대 지원자들이 많이 읽는 도서목록과는 다소 다르게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공개된 서류를 토대로 서울대 수시모집 지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참고하면 좋을 점을 짚어봤다.


○ 내신 3등급이 서울대에 합격한 비결은?

이번에 공개된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9명의 서류를 보면, 이 중 5명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의 내신 평균이 1등급대였다. 모집단위별로 보면 국어국문학과 2명, 응용생물화학부 3명으로 응용생물화학부는 공개된 3명 모두가 각 과목에서 내신 평균 1등급대였던 반면, 건설환경공학부 합격자 3명은 모두 2, 3등급대의 내신을 포함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부산지역 일반고 출신인 건설환경공학부 B학생의 경우 전 학년 평균으로 봤을 때 △국어 2.8등급 △영어 3.3등급 △수학 2등급으로 주요 과목의 내신이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그나마 영어의 경우 △1학년 4.5등급 △2학년 3.5등급 △3학년 1등급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국어는 △1학년 3.5등급 △2학년 2등급 △3학년 3등급, 수학은 △1학년 1.3등급 △2학년 2.5등급 △3학년 2.6등급의 성적을 기록했다. 주요 교과인 국어, 수학 두 과목에서 학년 변화에 따른 성적 향상을 이루지 못한 것.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합격자 B학생의 교과성취도. 서울대 웹진 아로리 캡처


그렇다면 이 학생은 비교적 부족한 내신을 어떤 요소로 보완했을까. 공개된 서류를 토대로 보면, B학생의 경우 ‘건설환경공학부’와 ‘도시공학자’라는 꿈에 특화된 성장 노력을 고교 과정에서 일관되면서도 강력하게 보이고 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서는 B학생이 도시계획의 수립에 필수불가결한 요건인 미래 도시인구 추정을 위해 과거 인구자료를 이용하는 비요소 예측방법을 통해 추정하거나 경주, 포항 지진을 계기로 학교 주변 환경인 원자력 발전소 해체와 방사능 폐기물 처리 방안과 해체 후 원전 부지 활용 방안을 주제로 탐구활동을 수행하는 등의 희망 진로와 모집단위에 특화된 탐구활동을 자기주도적이면서도 심도 있게 진행한 내용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담겼다.

독서활동에서도 도시공학자라는 꿈과 관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엔지니어의 생각하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선택해 꾸준히 꿈을 키우고 구체화하기 위한 고민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2016년 과학경시대회 1위, 2018년 물리경시대회 1위 등의 교내 수상실적으로 관심 분야에 대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을 증명했다.

B학생은 학교생활 사례에서도 그림자를 이용해 해시계를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지식 기부 봉사를 한 경험을 소개하며 이 같은 면모를 일관성 있게 드러냈다. 비록 국어, 영어, 수학에 대한 내신은 비교적 낮았으나 과학에서만큼은 남다른 열정과 관심으로 우수한 성적과 활동 내역을 보였으며 특히 지원 모집단위와 연관되는 ‘도시공학자’라는 꿈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장해온 흔적을 통해 이후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공학도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함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원자와의 차별화에 성공,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B학생은 실제 서울대 합격은 물론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아로리’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공개된 서류를 검토하고 선발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시뮬레이션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데, 16일 오후 1시 기준 B학생은 서류가 공개된 건설환경공학부 합격자 3명 중 가장 높은 순위인 1.82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3명 중 수치상의 내신으로만 보면 가장 낮지만, 서류를 통해 관심 분야에 대한 열정과 노력, 성장 등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 점이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누리꾼들에게도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수상실적은 ‘양보다 질’

이번에 공개된 합격자 9명의 교내 수상실적은 대개 4~5개 정도였다. 특히 국어국문학과 A학생과 건설환경공학부 C학생의 경우 수상실적이 3개여서, 수상실적의 ‘양’은 크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부터 학생부의 단계별 간소화로 수상실적 기재 또한 학기당 1개로 제한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9명 중 3명이 같은 대회에서 갈수록 높은 성과를 낸 수상실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같은 대회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된 성과를 냈다는 것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 ‘성장’해왔음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 경북지역 자율형공립고 출신인 건설환경공학부 A학생의 경우 2016년 수리탐구대회에서 2위에 해당하는 은상을 받았으나 2017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1위에 해당하는 금상을 받는 발전 성과를 냈으며 응용생물화학부 A학생과 C학생도 같은 대회에서 해를 거듭하며 발전된 수상실적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응용생물화학부 C학생의 경우는, 해당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상세히 풀어내기도 했다. 2017년 교내 산출물발표대회에서 3위에 해당하는 동상을 받았던 C학생은 첫 대회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 이듬해 다시 같은 대회에 도전, 1위인 금상을 차지했던 과정을 세세히 소개했다. 기본적으로 학종이 관심 분야에 대한 자기주도적 성장 과정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수상실적과 자기소개서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


○ 서울대 지원자 ‘필독서’ 벗어난 도서목록

서울대 수시모집 지원자들을 가장 고민하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책’이다. 서울대가 자기소개서 4번 문항에서 고교 재학 기간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3권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함께 서술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서울대 입시를 소재로 해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SKY 캐슬(스카이 캐슬)’에서도 독서 관련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다.

서울대 역시 이와 관련된 학생들의 고민을 고려, 과거 ‘아로리’를 통해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도서목록을 공개해왔다. 그런데 발표된 도서목록을 보면, 2014~2016학년도 1위와 2017~2018학년도 1위가 각각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미움받을 용기’로 동일한데다 ‘이기적 유전자’,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유명 도서가 꾸준히 상위 순위를 차지한 탓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한동안 이 도서목록이 마치 서울대 지원자라면 꼭 읽어야 할 권장도서 목록처럼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합격자 9명의 도서목록을 보면, 그간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었다고 알려진 도서목록과는 차이를 보인다.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진로나 모집단위와 연관된 책이 많았다. 국어국문학과 A학생은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통해 역사를 되새기고 반성하게 하는 문학의 역할에 대해 깨달았다고 했다. 국어국문학과 B학생 역시 ‘수레바퀴 아래서’를 통해 국어가 자신의 ‘삶의 주체’로 만들어주는 중심이라는 것을 발견했으며 한국어의 원초적 필요성과 중요성을 느끼고 싶어 ‘한국어가 사라진다면’을 읽었다고 했다. 로봇공학자를 꿈꿨던 건설환경공학부 A학생은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를 읽으며 환경 및 교통공학이라는 분야에 깊이 빠져들게 됐다고 서술했다.

학습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읽었던 책을 쓴 학생들도 있었다. 건설환경공학부 C학생은 문제풀이에 국한된 고교 수학 교육에서 나아가 수학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하기 위해 ‘수학의 오솔길’이라는 책을 봤다고 했으며 국어국문학과 A학생은 문학 수업에서 ‘이생규장전’을 배우다 금오신화의 다른 작품에도 같은 작가의식이 드러나는지 궁금해 ‘금오신화’ 다섯 작품을 모두 읽게 됐다고 썼다.

반면 자신의 진로나 지원 모집단위와의 연관성은 다소 떨어지나 인간으로서의 성장, 학습에 영향을 받은 책을 선정한 경우도 많았다. 국어국문학과 C학생은 ‘유토피아의 꿈’을 통해 참된 지식인의 역할을 깨달았다고 했으며 응용생물학부 C학생은 ‘손자병법’과 ‘그릿’을 읽으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배우게 됐다고 서술했다.

특히 응용생물학부 A학생은 ‘호모 히스토리쿠스’를 보며 한국사라는 과목에서 벗어나 역사 자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됐으며 저자와의 만남까지 진행, 주체적 시민으로 사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제 정보공개 요청을 했던 경험까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자기소개서의 대학별 문항을 독서 관련 문항으로 활용할 만큼 깊이 있는 독서를 강조하는 서울대 입학처는 “어떤 책을 선정하고 어떻게 구성하느냐보다는 그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변화를 느꼈고 어떻게 성장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매번 강조한다.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도서목록과 관계없이 책과 연계된 자신의 성장 경험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 같은 맥락에서 이번에 ‘나도 입학사정관’ 코너를 통해 공개된 합격자 서류에서도 합격자들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보다는 각 책을 선정한 이유에 담겨 있는 합격자들의 성장 경험을 참고하는 것이 보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대가 공개한 합격자들의 전체 서류를 확인하고 싶다면? (☞클릭)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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